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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게] 은근하게 즐기는 야행!
    Pet friends 2022. 12. 30. 19:34

    소라게가 움직이는 걸 눈으로 직접 본다는 건 너무 어렵다. 그래도 소라게가 살아가는 모습은 확인해야 하므로, 오늘은 늦은 밤 소라게를 관찰해 본다.

     

    11시가 넘은 늦은 밤. 거실 한편에서 딸그락딸그락 소리가 소란스럽게 울린다. 마치 알람을 들은 것처럼 따뜻하게 데워진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슬며시 소라게 집으로 향했다. 너무 밝은 불빛이나 커다란 동작에는 놀라서 움직임을 멈춘다는 것쯤은 알고 있기 때문에 거실 저만치부터 낮은 포복으로 소라게에게 다가간다.

     

    이게 뭐라고! 팔꿈치랑 무릎이 아프지만 조심조심 살금살금 들키지 않게 서서히 다가서자, 물놀이 중인 소라게가 보인다. 밤에 뭐 하나 했더니 소라게 나름대로의 나이트 라이프가 있던 거다.

     

     

    디제잉 중인 소라게.
    소라게의 나이트 라이프

     

     

    폰의 손전등 기능을 켜고 소라게에게 직접 비추지 않고 슬며시 관찰을 시작한다. 느릿하게 물놀이를 끝내고는 먹이도 한 번 집어 먹고 이 조개껍데기, 저 조개 껍데기 기웃기웃 거린다. 그리고는 대형 조개껍데기에 올라타려다 뒤로 발라당 넘어지며 몸개그도 보여준다.

     

    소라게가 밤에 노는 모습
    대형 조개 껍데기 옆에 소라게가 있다.

     

     

    솔직히 좀 놀랬다. 얘가 이렇게 활발한 아이였나 싶다. 낮동안에는 수줍디 수줍어서 얼굴이나 더듬이 한 번 보기 힘들더니 밤에는 아주 핵인싸 재질로 돌아다닌다. 한두 번 해본 솜씨도 아냐.

     

    그렇게 동네(?) 한 바퀴가 끝나면 다시 물놀이를 시작한다. 자세히 보면 해수에 잠깐 담갔다가 정수물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머문다. 해수가 좀 진한가 싶어, 잠시 고민해 본다.

     

    여전히 먹이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단지, 그릇에 관심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릇이 본인 몸에 비해 꽤 무거운지 뒤집으려는 시도는 몇 번 되지 않았다. 그다음은 다시 숨숨집 구경. 숨숨집은 구경이라기보다 본인 힘자랑 용으로 더 쓰는 듯하다. 기울여 놓거나 뒤집어 놓는 용으로 말이다. 소라게는 은근 헬스 마니아었던 것이다.

     

     

    늦은 밤, 대형 조개 껍데기 옆에서 등산 중인 소라게.
    소라게는 이 대형 조개 껍데기 등산을 좋아한다.

     

     

    30분을 쭈그려 앉아서 움직이지도 않고 구경했더니 다리가 저려 왔다. 다리를 좀 추스를 요량으로 움직이니 고새 놀이를 끝내 버린다. 아- 엄청 예민해!

     

    어쨌든, 밤에 뭐 하느라 달그락 거리는지도 알게 되었고 활발히 움직이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 옆집에 사는 김박사도 소라게의 소란스러움에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것 같다. 기묘한 동거인에 화낼 줄 알았더니, 너그러운 할머니 멍멍이는 오늘도 잘 주무신다.

     

    밤이 깊었다. 나는 자야 되고, 소라게는 놀아야 하니 서로의 즐거운 시간을 위해 이만 자리를 피해 줘야겠다. 아침에 보자, 소라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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