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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게]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해, 타마토아!
    Pet friends 2022. 11. 22. 20:00

    우리 집에 찾아온 타마토아? 만나서 반가워, 소라게야!

     

    모아나, 그 모험 속에서

    디즈니는 예쁜 공주와 멋진 캐릭터들로 가득하다. 그런 디즈니의 캐릭터들 중 빌런도 독보적인데 디즈니 빌런이라 하면 인어공주의 우르슬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하트 여왕, 라이온 킹의 스카, 알라딘의 자파, 모아나의 테카와 타마토아가 생각난다. 타마토아에 대해 얘기하고 싶으니 모아나에 대해 먼저 알아야겠다.

     

     

    모아나는 2016년도에 개봉한 디즈니의 56편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모아나의 특별함은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렸다는 것에 있다. 지금껏 그려온 디즈니 공주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공주가 아니야라고 해버린 모아나의 위치가 애매하긴 하지만 모아나는 씩씩하다.

     

    모아나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그래픽. 우스갯소리로 디즈니 안에 납치된 외계인이 있을 거라는 소문도 돌았다. 모아나는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라 물에 대한 그래픽이 많이 나오는데 영롱할 정도로 맑고 풍부하게 표현해낸 물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나는 그래픽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의 영혼이 그 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갈려 들어갔을지! 끔찍하지만 그분들 덕에 너무나도 멋진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

     

    모아나의 어린 시절과 바다의 그래픽이 잘 보이는 영화 속 한 장면.
    모아나의 영롱한 바다

     


    모아나는 부족의 미래를 위해 테카를 무찌르는(?) 모험을 하게 된다.

     

    모험을 떠나기까지 반대도 많았고 주어진 사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도 많지만 결국은 섬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모험 초반에 마우이를 구해내고 귀여운 코코넛 빌런 카카모라도 이겨 낸 뒤, 마우이의 마법 갈고리를 찾기 위한 두 번째 모험을 시작한다.

     

    바다 밑 세상인 랄로타이로 가려면 아주 높은 꼭대기에서 구멍으로 뛰어내려야 하는데 우리의 모아나는 그 무서운 걸 기어코 해낸다. 랄로타이의 어느 동굴에 마우이의 갈고리가 꽂혀 있는데, 꽂혀 있는 장소가 어떤 생물의 등껍질인 건 안 비밀. 그 등껍질의 주인이 '타마토아'다.

     

    타마토아와 모아나가 만난 영화 속 장면.
    타마토아는 화려한 걸 좋아한다, 노래도 잘 부르는 매력적인 빌런.

     

    타마토아!

    타마토아는 거대하고 아주 거대한 코코넛 크랩. 반짝이는 걸 좋아하고 마우이를 애증하며 노래를 잘 부르는 몹시 화려한 코코넛 크랩이다. 노래 한 곡 부르는 사이에 등에 꽂혀 있는 갈고리도 뺏기고 뒤집힌 채로 장면을 마무리하지만, 영화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 추가 영상으로 뒤집힌 타마토아가 한탄하며 관객들을 비아냥 거리는 영상을 볼 수 있다.

     

    그런 타마토아가 우리 집에 왔다. 사실 우리 집에 온 건 코코넛 크랩도 아니고 심지어 진짜 타마토아도 아닌, 그냥 인도 소라게다. 타마토아와 닮아 보여 타마토아라고 이름을 지어줬을 뿐 닮은 건 머리 부분뿐! 타마토아와의 인연은 어제 막 시작됐다.

    급한대로 만들어서 넣어 준 물그릇과 먹이 그릇 모습.
    급한대로 만들어서 넣어 준 물그릇과 먹이 그릇.



    큰 아이가 학교에서 방과 후 교육활동으로 생명과학에 참여하는데 어제 교육과정이 소라게 관찰이었나 보다. 참여했던 아이들 중 분양을 원하는 아이들만 집으로 한 마리씩 데려올 수 있었는데 그런 이유로 소라게 타마토아는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어제 갑자기 집에 온터라 먹이도 사육 지식도 하나도 없어 당황했지만, 밤이랑 오늘 낮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사육장으로 쓸 어항과 해수염, 배딩을 샀다. 물건이 도착하면 편하게 꾸며서 애들이랑 잘 키워봐야겠다.

     

     

    인도 소라게는 소라게 중에서도 대형종에 속하고 수명은 야생 상태에서 30년까지 산다고 한다.

     

    사육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건강하기만 하다면 3-4년은 거뜬하고 가정에서 사육한 소라게로는 10년까지 산 사례가 있다고 한다. 수명만 봐도 작은 통에 대충 키울 생물은 아닌 것 같았고, 꼼지락꼼지락 생각보다 바쁜 것 같아 환경 조성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라게 만큼 큰 먹이인 멸치.
    먹이를 너무 많이 준 것 같은 느낌..;;;

     

    소라게 별명은 스케빈저

    소라게는 잡식성이라고 한다. 별명이 '스케빈저(scavenger)'인 걸 보면 예측 가능한 먹이의 분포가 아주 넓어진다. 소라게와 함께 보내온 키우는 방법을 보니 멸치도 먹을 수 있는 것 같길래 멸치를 물에 불려 일단 짠기를 제거하고 줬다.

     

    덤으로 김박사가 안 먹는 코코넛 파우더도 조금 뿌려줬다. 물은 담수를 주면 되는데 수돗물 그대로 주면 염소 때문에 안 좋을 것 같아 정수물을 줬다. 오늘 낮에 공부해보니 정수물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껍질 속으로 숨어버린 소라게.
    가까이 다가가면 쏙! 들어가 버린다.

     

     

    타마토아는 어젯밤엔 흙 속에서 기어 나와 꼼지락 거리기만 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아예 밥그릇에 박혀서 몰래 야금야금 코코넛 가루만 먹었다. 멸치보다는 코코넛이 더 좋은 것 같다.

    반려동물 소라게 - 코코넛 선물 줬어요

     

    반려동물 소라게 - 코코넛 선물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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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만나는 생물이라 조금 어색하고 어렵지만 초반에만 어렵고 준비되면 손이 많이 갈 것 같지 않아 이왕 이렇게 우리 집에 온 거 잘 살아줬으면 좋겠다. 야생처럼 주먹만큼은 아니어도 지금보다는 더 커질 모습도 기대된다.

     

    _잘 지내보자, 타마토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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