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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게] 얼굴 보기 힘든 소라게씨
    Pet friends 2022. 12. 7. 09:32

    모르겠다.

    소라게를 키우기 시작한 지 어느덧 2주가 지났다. 그동안 이래저래 소라게 집 내부에 들어간 집기들을 옮기고 빼고 다시 넣고 하면서 먹이 교체도 이틀에 한 번씩 해주며 지냈다. 2주밖에 되지 않아서 인지, 아니면 영영 이럴셈인지 나는 소라게를 모르겠다. 취향이 안 맞는다고나 할까, 귀여운데 귀여운 건 겉모습뿐 하는 행동은 전혀 귀엽지 않다.

     

    더군다나 낮동안에는 활동하는 모습을 보기가 너무 힘들다. 종종 거처를 옮길 때에만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것마저도 움직인다 싶어 보러가면 껍질 안으로 쑥 들어가 버린다.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어!

     

    뷔페 식 소라게 먹이
    뷔페 식으로 먹이를 주고 있다. 골라 먹으라고.

     

    그리고 먹이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종류의 먹이를 골고루 줘보고 있는데 이것도 꽤나 부정적인 결과가 넘쳐난다. 처음엔 코코넛 가루를 먹길래 그걸 주축으로 서브 먹이를 바꿔줬었다. 그런데 이제는 코코넛 가루도 안 먹고, 빵, 쌀밥, 양배추, 건새우, 불린 멸치, 오리 안심 가루들도 전혀 관심이 없다. 먹이를 먹는지 안 먹는지도 확인이 안 되니 답답해서 소라게용 젤리도 줘봤는데 이것도 안 먹는다. 베딩을 먹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 중이다.

     

    물은 정수물, 해수염 물 이렇게 챙겨주고 있는데 가끔 물 마시는 모습은 관찰되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이라 발 담그는 느낌이랄까 '마신다.'의 개념처럼 보이진 않는다. 아무튼 이 동물을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반갑다, 짜샤!

    소라게는 밤에 활동하는 동물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매일 밤마다 소란스러운데 밤이라 잘 보이지 않아 뭘 하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쩌다 불이라도 켜면 화들짝 껍질 속으로 들어가버리니, 무슨 행동을 하다가 멈춘 것인지도 모른다. 매일이 그랬는데 어제는 조금 달랐다. 먹이와 물을 바꿔주면서 베딩에 물을 뿌려주기 위해 잠시 은신처에서 빼냈는데, 빼낸 김에 잠시 새 먹이 냄새도 맡고 먹을 것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먹이 그릇에 올려줬다.

     

    오랜만에 얼굴 보여주는 소라게
    빼꼼히 얼굴 보여주는 소라게

     

    베딩 정리는 빠르게 끝났고, 타마토아는 먹이 그릇 위에 둔 채로 사육장에서 잠시 떨어진 채로 바라보고 있는데 타마토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먹이 그릇에서 다시 은신처로 가려는 듯 한데, 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이렇게 많이 움직이는 건 처음 보는 거라 무척이나 흥미진진했다.

     

    더듬이도 활발히 움직이고, 먹이도 많이 관찰하고 물그릇에도 오래 머무르고 마치 외출한 김에 이것 저것 다 둘러보고 볼일 다 보는 집순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눈은 저렇게 생겼었구나, 발은 저렇게 움직이고 있었구나, 의외로 빠르구나 등등 새로운 모습에 내가 더 신나는 이 기분. 외출은 쟤가 했는데, 내가 더 신날 수 있구나 했다.

     

    물 그릇 탐험 중인 소라게
    물 그릇 탐험 중인 소라게

     

    먹이 그릇 탈출 중인 소라게
    발은 저렇게 이용해서 움직이는 거였다.

     

    숨숨집으로 들어가는 소라게
    다시 스폰지밥이 반겨주는 숨숨집으로

     

    오랜만에 활기찬 타마토아 덕분에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었지. 그날 밤은 평소보다 더 많이 소란스러웠고, 그 덕분에 타마토아의 집은 거실로 옮겨지기도 했지만 어쩐지 이제 이곳에 적응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많이 서툰 사육사라서 아직도 공부 중이기도 하고 여전히 미지의 생물 같아서 주인인 내가 어색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제의 모습은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었다.

     

    앞으로도 많은 여정이 남아 있다라는 예감이 든다. 갑자기 활발해지기도 하며 갑자기 땅을 파고 들어가서 나오지 않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때는 숨숨집에서 얼굴 다 내놓고 편안히 있는 모습도 관찰되니까 말이다. 남은 여정 동안 또 어떤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줄지 모를 일이다. 신기한 동물 소라게는 오늘도 집게발로 바쁘게 뭔가를 한다. 아무도 모르게 밤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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