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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셀프 손목 시계 수리 키트 (feat. 시계 건전지 교체)
    Life Hacks/셀프 2022. 11. 16. 00:03

    집에 건전지의 수명이 끝나서, 움직이지 않는 손목시계 5개가 있다. 찾아보니 셀프로도 가능하대! 심지어 손목 시계 수리 키트도 구입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시계 건전지 교체에 도전해봤다!

     

    남자 손목 시계 2개, 여자 손목 시계 3개.
    검정 두 개는 웬디꺼, 나머지 세 개는 오드꺼

     

    귀찮은 시계 수리

    시계 수리점에 맡기려고 차에 싣고 다닌 지 2개월.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셀프로 할 수 있는지 찾아봤다.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이유 혹은 귀찮음에 셀프 건전지 교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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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몰랐던 셀프 손목시계 수리의 세상. 수리 키트도 팔고, 수리용 추가 부속품들도 팔고, 건전지도 싸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멋진 세상을 새삼 느꼈다. 수리 키트랑 여분 나사를 샀다.

     

     

    안경에도 쓸 수 있는 작은 나사 꾸러미.
    나사 부속품 - 안경에도 쓸 수 있나보다.

     

     

     

    시계 수리 키트
    시계 수리 키트

     

     

    수리 키트는 가격은 7,600원인데 비해 그득하게 들어있다. 자세히 보면 마감은 좀 별로지만, 제기능은 다한다. 특히 금색! 저 공구는 아 이래서 시계 수리 키트구나 하게 되더라! (핀셋은 안 좋았다. 핀셋은 집에 있거나 혹은 다른 걸 구매하기를.)

     

     

     

    엇, 이건 왜 다르지? 어떻게 풀지?

    말리 시계 뒷면
    문제의 시계. 뚜껑을 어떻게 열어야하나 처음부터 어려워!

     

     

     

    멈춰버린 시계, 다시 살려보자

    웬디의 말리 시계. 꽤 오랜 시간 멈춰있던 시계다. 건전지 종류를 알기 위해서 우선 열어야 하는데, 뭔가 다른 시계랑 다르다.

    홈이 없다. 그리고 나사도 안 박혀 있다. 어쩌나 싶다가, 방법을 찾았고 답은 저 금색 공구였다.

     

    시계 뚜껑을 열 수 있게 고안된 공구.
    정말 저런 시계들을 위한 공구.

     

     

    이 금색 공구의 제일 앞부분의 검정 돌기는 딱 고정되어 있고 뒷부분 돌기를 시계의 지름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저 돌기가 시계의 홈에 딱 맞는다.

     

    시계 뒷면의 홈과 시계 뚜껑을 여는 공구를 맞춰서 여는 모습.

     

     

     

    고민했던 첫 번째 고난을 뚫고, 시계의 내부를 볼 수 있었다.

    내부는 하얀색 플라스틱 덥개 같은 것이 무브먼트를 한 번 더 고정/보호하고 있다.

     

    시계 뚜껑을 연 후 보이는 내부.
    시계 내부

     

    말리 시계 내부.
    외부 뚜껑/패킹, 고정 플라스틱 커버, 무브먼트와 왼쪽 용두.

     

     

    내부의 플라스틱을 제거해야만 정확한 건전지의 종류를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시계에 들어있는 건전지의 종류는 SR621SW다. 그런데 너무 작은 건전지라 눈으로는 저 글씨가 확인하기 어려워서 사진이 큰 도움이 됐다.

     

    말리 시계 내부의 건전지 이름.
    사진이어야 잘 보이는 건전지 이름

     

     

    이 말리 시계는 바닥에 떨어뜨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충격으로 초침이 분해되어 있다. 이번에 분해 한 김에 용두도 빼서 초침도 수리를 해야지. 용두는 시간을 조절하는 부분인데, 용두가 이어진 무브먼트 부분에 아주 작게 open이라고 적혀있거나 보일 듯 말 듯 아주 아주 작은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구멍을 누르면서 잡아 빼면 쉽게 빠진다. 쉽지 않은 건, 그 화살표를 찾는 일이었다.

     

    말리 시계의 분해한 용두, 분침, 초침.
    분해한 용두(왼쪽)과 분침/초침.

     

     

    말리 시계가 가장 특이한 형태였고, 그 외의 시계들은 외부 뚜껑 부분에 작은 홈이 있는데 그걸 지룃대 형식으로 열면 된다.

    그걸 열고나면 나머지는 거의 비슷하다. 뚜껑에 고무 패킹이 있고, 플라스틱 고정대가 무브먼트를 누르고 있고, 그걸 분해하면 건전지의 종류를 알 수 있다. 이 분홍색 OST 시계의 건전지는 SR626SW였다. 말리의 건전지와 달랐다. 무슨 차이인지는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분홍색 OST 시계 해체.
    분해하면 나오는 말리 시계와 비슷한 내부. 여성용 시계라 훨씬 작다.

     

     

    더 오랜 시간 같이 하게 되는 셀프 수리

    세 번째 시계는 무려 17살. 지금의 웬디와 1년째 되는 날 선물 받았던 시계다. 립컬에서 나온 서핑 시계로 방수 100M라는데 아직 잠수는 못해봤다. 나이에 비해 여전히 멋진 시계로 최근까지도 잘 차고 다녔는데, 시계 건전지가 수명을 다해버려서 다른 것들과 같이 분해를 해봤다.

     

     

    립컬 시계는 작은 나사로 마감이 되어 있다.

    립컬 시계 해체.
    립컬 시계에 나사 하나 없어서 구매했던 추가 나사를 사용해 볼 수 있었다.

     

    많이 오염된 립컬 시계의 내부.
    작년에도 시계 건전지를 갈았었는데, 닦아주진 않나보다.

     

     

    내 손으로 시계를 열어본 건 처음이라, 이렇게 더러울 줄 몰랐다. 당황했지만, 애써 의연하게 알코올 스왑을 가져와서 열심히 닦았다. 여기 들어가는 건전지는 SR621SW로 말리 시계와 같았다. 문득, 전에 립컬 시계의 건전지 교체비용으로 12,000원을 냈던 기억이 난다. 인터넷으로 건전지 가격을 찾아보니 비싸 봐야 500원 안팎인 것에 비하면 너무 비싼 거다. 몇 개 열어보니 자신감에 시계방을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17년어치 때를 닦는다. 개운해.

    알콜솜으로 개운하게 닦아 낸다.

     

     

     

    마지막 시계는 닉손의 엘도라도. 이 시계도 16년쯤. 립컬 시계를 받고 일 년 후, 나도 웬디에게 시계를 선물했었다. 지금 보면 이 시계도 많이 더럽다. 깨끗하게 닦아줬는데,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엘도라도에 들어간 건전지의 종류는 SR621SW. 이쯤 되면 대충 감이 오는 게 외국 시계이거나, 좀 크면 621. 팬시 하거나 작으면 626인가? 하고 생각해본다. 

     

     

    16년 된 엘도라도. 체인 사이사이까지 닦았다.

    닉손 시계 분해.
    닉손의 엘도라도 시계의 분해

     

     

    한 가지 빠진 시계가 마리끌레르 금색 시계인데, 이 시계는 도저히 외부 커버를 열지 못했다. 몹시 작고, 얕고, 홈이 있는 듯 없는 듯해서 칼, 아주 작은 일자 드라이버, 온갖 얇고 단단한 것들로 열어보려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 내일 다시 도전할 과제가 돼버렸다. 예상컨데 건전지는 분명 SR626SW 일테지. 궁금해서라도 내일은 기필코 열겠어!

     

    추가- 마리끌레르 금색 시계의 건전지는 SR626SW가 맞았다.

     


    오늘 시계 수리 키트 사용기인지 시계 뚜껑 오픈기인지 모를 글이 되었지만 어쨌든, 얻은 게 많은 도전이었다.

    잠들기 전에 건전지를 주문해야겠다.

     

     

    셀프 손목시계 건전지 교체는 해볼 만하다. 시계가 여러 개라면 더더군다나 추천한다. 정말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