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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게 호감 얻기
    Pet friends 2023. 2. 9. 09:01

    소라게씨는 자꾸 어딘가 기어올라가고 싶어 한다. 지난번에 만들어 준 사다리는 싫은 듯하여 또, 새로운 장난감을 찾아봤다. 본격, 소라게씨 호감 얻기 시작!

     

    이런 돌멩이가 왜 있어?

    세탁실을 정리하던 중, 바닥에 놓인 동글 넓적한 돌멩이가 눈에 보였다. 3년 전 김장 때 물김치를 누르기 위해 사용됐던 그 돌멩이 아니신가?!

     

     

    쓸데가 없어서 그냥 뒀던 건데, 쓸모가 있어 보이는 건 느낌 탓인가. 자연물이니까 소라게씨가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 깨끗하게 닦아본다.

     

    집에 있던 김치 누름돌 사진
    3년 전 김장 때 물김치 누름돌로 썼던 돌, 둥글 넙적하다.

     

    음, 매끈하고 납작하고 크기도 적당하다. 잠시 고민에 빠진다. 이걸 어떻게 넣어주나 싶다. 뭔가를 받쳐야 할 것만 같은데 그러면 모양새가 흡사 고인돌 느낌 낭랑하다.

     

    우선 그냥 넣어주기로 하자. 일단 넣어주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인 후에 바꿔주던지, 해야겠음.

     

    고인돌 아래에 베딩을 두껍게 올려 줬다.
    베딩을 높게 올려주고 그 위에 돌멩이를 올려 줬다.

     

    짜-잔! 별거 아닌데 돌멩이 멋스러워.

     

    돌멩이를 넣어주는 동안에 소라게씨는 잠시 밖에 두었다. 돌멩이 넣기 전에 베딩도 다시 축축하게 적셔주고, 가구 배치도 새로 해주고 먹이도 갈아주는 시간을 갖느라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집에서 쫓겨났다.

     

    금세 되돌려 보내줬지만, 도무지 기분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이다. 그래도 좀 친해졌는지 요새는 손바닥 위에 올려두면 얼굴도 내밀고 집게질도 제법 한다.

     

     

    소라게는 좋아해?

    집사의 변덕과 이것저것 시도해보고자 하는 도전 정신에 오늘도 소라게씨는 피곤하겠지만, 뭐라도 좀 좋아해 주길 바라는 마음 가득 담아 돌멩이를 선물(?) 해본다.

     

     

    왜에! 돌멩이 괜찮잖아! (소라게씨에게 하는 말임.)

     

    추가_밤에 덜그럭 거리다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소라게씨 소리가 멈췄다. 돌멩이에 깔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엄습하며 몹시 불안한 순간이었다. 다행히도 다시 소라게씨 소리가 났지만, 어쩐지 깊이 잠들기는 힘든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셀프로 고인돌 세워놓은 걸 봤을 땐 정말 깜짝 놀랐지만, 소라게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존 보글보글 소리를 내주셨다.

     

    소라게씨, 나 음청 놀랬다고. (심장 벌렁벌렁)

     

    소라게 인간계 생존 81일째
    소라게 인간계 생존 81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