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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씀] 혼자 있는 시간
    Life Hacks/알쓸신잡 2022. 12. 21. 22:37

    혼자 있는 시간

     

    사박사박 바느질을 하다가

    배도 고프니 어제 쪄놨던

    노란 옥수수를 데워 먹는다.

    목이 마르니 얼음 가득 커피도 한 잔.

    앉았는지 누웠는지 모르게

    널브러져도 본다.

    비도 오니, 무심히 창 밖도 내다 보고

    멍하니 집 안을 바라보다

    하릴없이 얼룩진 방바닥을

    찾아다니며 닦아 본다.

     

    오드선드리

    2020년 06월 25일 10시

     

     

     

    혹시 '씀'이라는 글쓰기 어플을 아시나요? 새벽 혹은 저녁 감성으로 글쓰기 좋은 어플인데 매일매일 글감을 공개하고 그 글감에 맞춰 글을 쓰면 된답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공유할 수 있지만 피드백은 없어요. 그래서 비평이나 호평이나 이런 것들도 존재하지 않는 오로지 나, 혹은 내 글을 읽어 줄 누군가를 위해 일방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것저것 일상을 공유하고, 글을 적고 하다 보니 글쓰기가 새롭고 즐겁긴 하지만 행동반경이 좁은 저는 글감이 순식간에 떨어집니다. 더불어 매일 억지로라도 하지 않으면 금세 질리고 멈춰버리니 어쩔 수 없이 '씀'을 꺼내 들었어요.

     

    위에 적은 글은 날짜도 적혀있지만, 2년 전 늦봄에 적은 글이네요. 오글거리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글을 적는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아요. 되도록 긴 글을 적으려 노력하겠지만 짧은 글이어도 매일 쓰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하고 멈추지만 않을 생각입니다.

     

    하루하루가 길다 싶다가도, 짧습니다. 마치 내가 쓰는 글들이 그런 하루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길다가 짧다가 그렇네요. 욕심내며 쓰던 글들에서 욕심을 덜어내고 덤벙대기도 하고 감정 기복도 담아가며 글을 쓸 것 같아요. 천천히 해야겠어요. 잔뜩 추워진 겨울의 한가운데서 늦봄의 글을 알리며 글을 마칩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