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SKATEBOARD : Chris Haslam(크리스 하슬렘)
    Life Hacks/알쓸신잡 2022. 12. 7. 12:24

    Definitely one of the craziest mini-ramp skaters.

    확실히 미친 미니 램프 스케이터 중 한 명이라는 대원 송의 말과 같이 크리스 하슬렘의 스케이트 보딩은 다소 정상에서는 벗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긴 머리와 수염은 그런 보딩 스타일을 대신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크리스 하슬렘을 처음 본건 올모스트 라운드 쓰리. 이쯤 되면 올모스트 라운드 쓰리 비디오는 성지에 가까운, 반드시 봐야 할 스케이트 보드 비디오임이 확실해졌다.

    크리스의 보딩 스타일은 굉장히 창의적이고 유쾌하며 과감한 데다 매력적이다. 캐릭터가 확실한 이 사람을 보고 있자면 더불어 즐거워진다. 그 덕분인지 과거에는 많은 브랜드의 지원을 받았고, 또 오랜 기간 동안 그 브랜드들과 함께 할 수 있었는데 그중 2003년경 로드니 뮬런과 대원 송의 올모스트에 합류해서 2017년에 결별한 것만 봐도 얼마나 긴 세월 함께 했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크리스 하슬렘의 닌자 알리는 박수가 절로 나오는 멋진 모습이니까, 꼭 보도록 하자!

     

    모터 사이클 뒷 자석에 상의 탈의 후 만세를 하는 여성 사진을 따라하는 같은 모습의 크리스 하슬렘.
    왜 이 사진을 퍼왔을까 싶지만, 크리스 하슬렘스러워! 참고로 뒷자리 만세하는 사람이 크리스다.



    그는 올해 42살이 되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헤어스타일 그리고 수염과 보드 실력은 여전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waywardnephew인데 번역이 제대로 된 거라면 버릇없는 조카란다. 요새 밀고 있는 개인 브랜드 네임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괴랄한 프로필 사진과 어울리는 아이디 같기도 하고 단순히 '크리스'스럽네 싶었다.

    요즘 포스팅 하는 보더들의 나이는 평균치가 상당히 높다. 어찌 보면 은퇴하기에 적합할 나이들의 보더들을 소개하고 있는지라 과거의 영광, 꼰대 시절의 향수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의 빼고서 지금의 보드 기술들이나 보드의 역사를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만큼 중요하며 지금 시대에도 뒤처지지 않는 인물들이다.

    글을 읽는 이들 중에는 비디오라는 단어를 모를 수도 있고, 설령 안다 해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유물 같은 물건이라 세대 차이가 확연히 느껴질 테지만 그 비디오를 유튜브로 찾아볼 수 있으니 단어에 어색해하지 말고 영상을 한 번 찾아보면 좋겠다. 그래서 그 멋짐과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로드니 뮬런, 대원 송, 크리스 하슬렘은 올모스트의 대표적 인물들이다. 한 사람 더 있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에 언급할 테고 저 세 사람의 영상만 찾아봐도 현시대의 모든 보드 기술을 다 볼 수 있다. 물론, 요즘 새로운 기술들도 많이 나왔더라만 근본 없인 나올 수 없는 기술들이라 그 근본을 보고 싶다면 저 세 사람이 답이다. 세 사람의 실력은 모두 뛰어나고 스타일은 셋 다 몹시 다르므로 많은 참고가 될 거라 생각된다.

     

    Brainchild

    크리스 하슬렘의 최근 행보는 기부에 가깝다. 브레인 차일드라는 데크 회사를 시작하여 보드 및 셔츠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Project Semicolon과 Ben Raemers 재단에 기부하여 정신 건강 및 자살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Ben Raemers는 역대 최고의 영국 스케이트 보더인데 28세의 나이에 자살을 하고 그의 이름을 딴 정신 건강 재단이 설립되었다.

    모두들 알지만 그러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어떠한 선입견이다. 스케이트 보드도 온갖 선입견에 시달리는 운동 중 하나이다. 불량, 마약, 술, 범죄 등 스케이트 보드는 이런 단어들을 함께 떠안고 다니는데 아무리 부모 말씀을 잘 듣고 올곧은 아이라도 손에 스케이트 보드 하나를 들려주면 보드에 붙어 있는 선입견이 그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에 굴곡을 만들어 낸다.

    Ben Raemers Foundation 로고와 사진
    The Ben Raemers Foundation


    이런 선입견은 아주 작은 예제일 뿐 스케이트 보드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다. Ben Raemers Foundation은 스케이트보드 세계를 통해 사람들이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플랫폼과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그럼으로써 스스로의 두려움을 타파하고 정신 건강에 대한 지식을 향상하며 정신 건강 오명과 금기, 그리고 선입견과 오해를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좀 어려운 말인데, 정신 건강이라 하면 소위 말해 트라우마를 앓고 있거나 우울증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적인 부분에 관한 건강함을 말한다. 정신 건강은 방치하면 만성 정신질환으로 바뀔 가능성이 아주 높은데 밴 재단은 그런 것들에 스케이트 보드를 대입해서 정신 건강으로 인한 자살 방지를 위해 사회 전반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런 밴 재단에 크리스가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크리스의 요즘 모습은 그가 카메라 앞에서 보인 모습과는 사뭇 달라 괴리감은 있지만, 거친 외모 안에 착한 마음씨라니 역시 캐릭터가 짙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말하지만 크리스의 인스타를 보면 최근까지의 보딩 영상을 릴스로 볼 수 있다. 여전히 유쾌한 그의 보딩을 보고자 한다면 한 번쯤 찾아가 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