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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ATEBOARD : 찢어진 운동화
    Life Hacks/알쓸신잡 2022. 12. 5. 23:27

    찢어져도 특별한 운동화

    낡거나 해진 운동화를 신을 때 기분이 좋을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YES!' 그것도 대문자로 강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내 운동화는 특별하니까!

    보드를 타면 새 운동화든 헌 운동화든 보드 위에서 처참히 갈려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사포로 되어있는 보드의 상판은 그 어떤 것도 온전한 채로 내버려 두지 않지만 그럼에도 운동화가 갈려 보드 위에 남기는 흔적들은 너무나도 즐겁다. 내가 어떤 기술을 했고, 기술이 제대로 행해졌을 때 그려지는 그 궤적은 새겨지는 선명도만큼 뿌듯함과 보다 큰 기쁨을 선사한다. 그래서 보더에겐 지금 당장 버려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다 찢어진 운동화도 소중하다.

     

    버려도 될 만큼 너덜너덜한 신랑의 운동화. 브랜드는 LAKAI
    웬디의 운동화도 너덜너덜 하다. 브랜드 : LAKAI X CHOCOLATE



    이전에 했던 포스팅에서 킥플립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알리 연습때는 운동화의 왼쪽 측면이 갈렸다면, 킥플립은 그보다 더 위쪽인 가운데 발가락 그 언저리쯤이 갈린다. 그래서 알리 연습 때 신던 운동화는 수명이 긴데 반해 킥플립 연습이 시작되면 운동화 밑창만 쌩쌩하고 천 부분은 너덜너덜해진다.

    새 운동화로 킥플립을 한다는 건 다음 운동화를 빠른 시일내에 플렉스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그만큼 킥플립은 운동화에 큰 대미지를 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운동화를 신기 위해서는 구입할 때 킥플립 존이 튼튼해 보이는 재질과 디자인을 고르길 추천한다.

    지금 내가 신는 보드화는 본래 보드화가 아니지만 바닥이 생고무창에 잘 미끄러지지 않고 앞코 부분이 세무 재질이라 보드 탈 때 신을 수 있을 것 같아 시도 했다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신게 된 경우다. 스트릿으로 신다가 뒷 바닥 부분이 닳아서 남은 부분은 보드 탈 때 소모시키면 좋겠다 싶은 알뜰한 마음이 아주 많이 담겨 있기도 하다.

     

    갈리고 구멍나 너덜너덜해진 스케이트 보드용 운동화. 브랜드는 VLADO
    갈리고 구멍나 너덜너덜해진 스케이트 보드용 운동화 (feat, 재활용) 브랜드 : VLADO-와스코


    이처럼 뭘 신고 타든 상관 없는게 스케이트보드이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면 보드화로 출시된 운동화를 신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반스 보드화는 예쁜 게 맞지만 그 특유의 너무 얇은 스니커즈 형태의 운동화는 너무 쉽게 망가져 버린다. 반스에서 출시되는 다른 튼튼한 보드화도 많으니 직구에 자유로운 분들은 한국이 아닌 세계로 눈을 돌려 반스의 여러 디자인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한국에 출시되는 보드화는 종류가 너무 적으니 말이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게 되면 운동화에 관해서도 점점 더 매니악해지기 마련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나이키SB나 프로들의 이름을 달고 나온 보드화도 즐겁게 살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보더들은 그렇지 않다. 나 또한 넉넉함과는 거리가 먼 보더이다. 맨발로 스케이트 보드 위에서 피를 흘려가며 알리를 하지 않음에 감사하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