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ATEBOARD : Rodney Mullen(로드니 뮬런)

Rodney Mullen, 살아있는 전설

서둘러 말하지만, Rodney Mullen은 전설이며, 스케이트 보드 기술의 창조주다. 내가, 혹은 그대들이 알고 있는 어지간한 기술은 다 이 사람이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아주 가볍게 예를 들자면, Kick Flip(킥플립).

Rodney Mullen(로드니 뮬런)

1966년도에 태어난 로드니 뮬런은 올해 만 56세다. 그럼에도 현역이다. 스케이트 보드를 나이 때문에 잘 못 탄다는 건 다 거짓부렁이며 나약한 자들의 핑계일 뿐, 나이와 상관없이 탈 수 있는 게 스케이트 보드다!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는 10살 때 처음 보드를 시작하고, 14살에 첫 세계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드 챔피언쉽에서 우승을 한다. 그 이후 10년 동안 35개 프리스타일 대회 중 34개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다.

 

결핍이 빚어낸 노력의 성과

그는 어려서 좋지 않은 발가락 상태를 가지고 있어서, 그걸 교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10살에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하고 처음으로 중상을 입었을 때는 스케이트보드를 그만두겠다고 아버지에게 약속해야 하는 사건도 있었다.

다시 타는 것을 허락받았을 때는 차고의 좁은 시멘트 바닥이 전부였다. 물론 그것도 보호대 착용을 조건으로 허락받을 수 있었는데, 차고에서 밖에 탈 수 없었던 이유는 그가 사는 곳이 일종의 농장이어서 다른 곳은 흙바닥이었던 이유도 있다.

착실히 보호대를 착용한 어린 시절 Rodney Mullen

그가 만들어낸 플랫 그라운드 기술들은 전부 그런 환경이었기 때문에 생겨났다. 차고의 좁은 환경과 평지 밖에 없었던 조금 특별한 환경은 자연스레 그를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딩의 세계로 이끌었다.

여러 차례 프리스타일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에 몇 년 동안, 프리스타일에서 스트릿 스케이트보드로 전환하면서 프리스타일 트릭을 스트릿에 적용하고 프리모 슬라이드, 다크 슬라이드, 캐스퍼 슬라이드 등과 같은 추가 트릭을 발명하거나 확장했다.

 

로드니 뮬런이 만들어낸 기술들

Ollie(알리)의 기원은 Alan Gelfand라는 사람이 vert(버트-하프 캡 파이프)에서 했던 것인데, 평지 알리는 로드니 뮬런이 비로소 완성해낸 작품이다. 그럼에도 그는 단지 있는 기술을 변형했을 뿐이라고, 아주 겸손하게 반응한다.

평지 Ollie(알리)뿐만 아니다, 그가 만든 기술들을 열거해보자면 이렇다. 그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가 만들어낸 대부분의 기술들은 1980년대에 만들어졌다. 그가 66년생이니까, 14살-15살 무렵 최초 기술의 시기를 보자면 13살 무렵부터 기술들을 만들어낸 셈이다.

540 shove-it, Godzilla rail flip, 50/50 Saran wrap, 50/50 Casper, Helipop, Gazelle flip, No-handed 50/50, No-handed 50/50 kickflip, Kick flip, Heel flip, Double heelflip, Sidewinder, Impossible, 360 flip, Switch 360 flip, 360 pressure flip, Casper 360 flip, Half-cab kickflip, 50/50 sidewinder, One-footed ollie, Backside flip (Backside 180 Kickflip), Ollie Nosebone, Ollie finger flip, Ollie Airwalk, Frontside heel flip shove-it 까지가 70년대 후반 80년대에 만들어낸 기술이다.

Helipop heel flip, Kickflip underflip, Half-cab kickflip underflip, Casper slide, Half flip darkslide, Handstand flips가 90년대에 만들어낸 기술이다.

숨차게 써 내렸다. 다시 말하지만, 위에 열거해둔 기술들은 로드니 뮬런이 할 수 있는 기술 목록이기도 하거니와 '만들어낸 기술 목록'임을 기억해두자. 이 사람이 얼마나 천재인지,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부분이다.

 

2022년의 Rodney Mullen(로드니 뮬런)

과거의 전설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그는 여전히 멋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부터 스케이트보드 외에도 수학, 물리학, 공학 및 음악에도 재능이 있었고,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공개적으로 밝혀지기까지 했다.

TV, 영화, 출간, TED, 게임 등 여러 활동을 해왔고 여전히 진행 중이며, 2022년에 토니 호크의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한 바 있다. 무엇보다 그의 대중적인 행보가 반가웠던 건, 내가 본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스턴트 대역이었지만, 나는 한눈에 로드니 뮬런임을 알아보고 눈을 의심한 뒤 영화가 끝나자 사실인지 검색해보기까지 했다. 영화의 제목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2013)인데 여기서 잠깐이지만 그의 묘기를 볼 수 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아이에게 보드 시범을 보이는 장면에 로드니 뮬런이 나왔다.

매 순간 즐기며 숨 쉬듯 보드를 타는 그는 여전히 보드를 즐긴다. 즐기는 자세는 언제 보아도 보고 배워야 할 삶에 대한 표준적인 태도인 것 같다. 나는 오늘 추억에 젖어 그 시절 로드니 뮬런의 비디오를 찾아봐야겠다. 보다 보면 당장에 나가서 보드를 타고 싶어지는 부작용이 있지만 '부작용'이라는 단어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기쁜 그 느낌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